5월 11일 월요일, 아데노이드 수술 날짜는 정해졌다.
수술 전 검사로 4월 28일 한번 더 내원 예약을 잡았다.

수술 전 검사는 3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오후 일정을 비우고 오라 하셨다.
추가로 아이가 복용하고 있는 약이 있다면
수술이 가능한지 수술가능여부에 대한 소견서를 수술 전 검사까지 지참하라고 당부하셨다.
쪽지 아래에 적혀있는 것처럼...
편도란 곳이 혈관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라
출혈이 나면 바로 병원에 내원하는 게 필수라고 하셨다.
또한 음식을 먹는데 편도를 절제해 놓으니 아무 음식이나 먹을 수는 더더욱 없다.
2주간 강제 방학이다.
학교를 보낸다면 죽을 싸서 보낼 수 있으시겠냐고,
아이가 친구들과 뛰지 않고 참을 수 있겠느냐고
웬만하면 2주는 집에서 '쉼'을 강조 또 강조하셨다.
아, 추가로 이 아데노이드 비대증은 특히나
수술 전에 감기 걸리면 수술 날짜를 다시 잡아야 하니
감기도 감염병도 무조건 조심.
나는 수술 전 아이의 감기로부터 사수, 2주의 강제 방학이 걱정스러운데
정작 내 딸은 조금 다른 반응을 보인다.
수술은 전신마취로 진행이 될 예정이다.
대부분 소아의 경우 아침 첫 번째 수술로 잡는 경우가 많다더라.
금식을 참기엔 아직 너무 어리니까.
전신마취에 대해 아이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수술과정도 상세히 알려줬다.
(나는 아이와 모든 걸 '꾸밈'없이 공유하는 T엄마다.)
"목이 계속 아플 수 있고 부으면 안돼서 시원한 아이스크림은 먹어도 돼."
한 마디에 아이의 걱정스러운 눈은 사라졌다.
벌써 내게 아이스크림 리스트를 전달하고 베스킨라빈스까지 당당히 요구한다.
본인도 잘 안다는 듯이,
"엄마, 뭐 들어간 건 삼키기 힘드니까 엄마는 외계인은 빼야겠다."
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
동네방네 소문도 다 났다 3일 동안에. 멋지다 내 딸.
수술이라는 경험이 없어 무서움의 강도가 지극히 낫긴 하지만
어린아이들에 있어 보상 체계(Reward System)라는 게 매우 효과적이라는 게 보여진다.
수술을 통해 아픔은 있지만 나아진 삶을 살아갈 것이며
'맛있는 것을 먹으며 쉬고 회복하는 시간'으로 인식하게 돕는 아주 효과적인 심리학적 방법이 되었다.

입원실의 지루함과 2주의 강제 방학을 달래줄 구세군도 하나 더 찾아놓았다.
입원 기간이야 2박 3일로 짧지만 2주란 시간은 꽤 길기에
스마트기기에 아이를 종일 맡기기보다 책을 활용하기로 했다.
초등 여러 강의를 들어도 학습만화 중 '그리스 로마 신화'는 봐도 좋다 언급하는데
다행히도 우리 아이가 요즘 그 책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.
사기에는 무리가 있고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이 무려 세 곳이나 있기에
엄마 한 몸 바쳐 열심히 빌려오는 걸로.

엄마도 아마 조금은 마음의 안식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.
분명 수술 전 후, 통증으로 예민해진 아이의 주의를 빠르게 넘어가는 미디어보다는
평소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파고드는 시간, 혹은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으로 대체하는 것.
교육적으로도 엄마의 심리적인 '잘하고 있다.'에 충족할 것이다.
우리 아이처럼 편도 아데노이드 수술을 앞두고 가방을 싸고 계실 부모님들을 위해,
실전 준비물 리스트를 작성해 보았다.
| 식단 | 미음정도의 죽(Default), 아이스크림, 알갱이없는 요플레 | 수술 직후에는 차갑고 부드러운 음식이 필수 |
| 놀이 | 아이가 즐겨읽는 책 혹은 보드게임 | 지겨운 2주 달래보기 |
| 위생 | 입 주변을 닦아줄 부드러운 가제수건, 가습기, 마스크(상시착용) | 수술 후 입안 건조 방지 |
| 정서 | 애착 인형, 아이가 직접 고른 베개 혹은 침구 | 낯선 병실, 환경에서의 심리적 안정 제공 |
* 아이스크림은 알갱이가 있거나 신맛이 나는 것은 오히려 상처에 자극을 줄 수 있으니 피하기 *
J의 성격이라 미리 준비물 리스트를 짜봤지만
이러한 가시적인 준비물은 솔직히 부딪히며 바뀔게 뻔하다.
제일 중요한 건 엄마의 '단단한 마음'.
무서워하는 아이의 손을 잡아주고, 전신마취에서 깨어날 때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며 울지 않는 것.
(아마 애 수액 잡을 때 우는 엄마도 있을 듯. 냉혈한 T가 되자.)
2주 동안 일한다고 함께 붙어있지 못했던 시간을 생각하며 최대한 살을 부비는 것.
그게 내가 가져야 할, 엄마가 가져야 할 수술 전 '진짜'준비물이 아닐까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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